2022년 1월 12일, 한국대안교육학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대안교육기관연합회, 한동대학교, CTS기독교TV 등이 함께 했던 소논문발표대회가 CTS기독교TV 사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7개의 팀 중에서 샘물중고등학교 10학년 학생팀(최지수 함서인 윤가원 김시온)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저하되는 의사소통요소 탐구”로 한동대 총장상(1등)을, 9학년 학생팀(김예준 고윤우 이예린)이 “뉴스댓글 분석을 통한 혐오표현 변화의 실증적 연구”로 CTS기독교TV 회장상을 받았습니다.

작년 10월 논문 작성을 시작으로, 올해 1월 줌 예선과 본선 발표회로 진행됐던 이번 소논문발표대회에 샘물중고등학교는 개인 및 팀으로 9편의 논문을 제출했었지요. 그 중 3팀의 학생들을 만나 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지구 온난화 환경 문제로 논문을 쓴 8학년(현재 9학년) 김채원 학생

김채원(8학년) /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문제와 해결방안: 최아름 선생님 지도 / 장려상 수상 (논문 보러가기)

주제를 잡기까지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요?

준비할 때 맺음(편집자주: 샘물의 시험) 기간이 겹쳐서 정말 바쁘고 여유가 없었어요. 집에서 인터넷으로 논문을 찾아서 짬짬히 준비했는데 정말 바빴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거리낌이 좀 있었어요. 논문을 쓰면서 제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상을 받으니 내가 잘 쓴 거구나 생각이 들어 뿌듯했어요.

논문을 쓰며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꼽는다면요.

저는 논문에 제가 썼던 한 장면이 떠올라요. 태평양 어딘가에 쓰레기 섬이 있대요. 멀리서 보면 새로운 대륙, 육지 같이 보이는 섬.. 그런데 막상 올라가 보면 온통 쓰레기예요. 플라스틱, 비닐, 다 쌓여 있대요. 해류의 흐름 때문에 다 거기로 흘러가서 모이고 계속 쌓인다고 해요. 저는 그게 제일 많이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저는 분리수거 잘 하려고 해요. 그 전에는 조금씩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는 섞어서 버리지 않아요. 비닐은 비닐,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이렇게 잘 분리해서 버리려고 해요.

3천 개의 뉴스 댓글을 분석해 혐오 표현의 변화를 살펴본 9학년(현재 10학년) 김예준, 이예린 학생

김예준, 고윤우, 이예린(9학년) / 뉴스댓글 분석을 통한 혐오표현 변화의 실증적 연구: 정영범 선생님 지도 / CTS기독교TV 회장상 (논문 보러가기)

*고윤우 학생은 사정상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제가 칼자루를 쥐고 싶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을 신뢰하지 못했던 거죠. 그래서 이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어요. 끝까지 못했던 말인데… 많이 지적했고 굉장히 많이 따지듯이 물었고 그런게 있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예준이가 꼭 하고 싶은 한 마디

만만치 않았을 이 주제를 선정하기까지

예준 : 친구들과 모여서 우리가 관심 있는 주제가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당시에 ‘혐오’ 주제가 뉴스에 많이 보이던 때였어요. 올림픽 메달리스트 안산 선수 관련한 논쟁도 있었고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혐오 표현을 다뤄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예린 : 우리 사회의 혐오표현이 변화했을까, 변화했다면 어떻게 변화했을까 보고 싶었어요. 남녀 차별에 대한 사건을 정해, 그 사건 뉴스에 달린 댓글을 조사했어요. 연도별, 시기별로 나눠 혐오 표현을 비교해 봤는데요, 2015년 소라넷 사건과 2020년 N번방 사건을 다룬 뉴스 댓글(편집자주: 약 3,300여 개)의 혐오표현을 분석했어요.

예준 : 혐오표현 분석 결과 양적으로는 2020년 기사 댓글에 혐오표현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질적으로는 2015년 혐오표현이 더 과격하고 투사적이고 온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었어요. 저희 분석 결과로는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혐오 표현은 증가했지만 합리적이고 온순한 형태, 곧 긍정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나왔어요.

포털의 댓글 정화 프로그램(네이버 댓글AI인 클린봇)에 의해 걸러진 댓글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정적 내용을 계속 보았을 때 심적인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예린 : 처음에는 충격 먹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저희는 이런 표현을 쓰면 안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다 보니 큰 데미지는 없었던 것 같아요.

예준 : 저에게 충격이었던 점은 댓글에 나타난 혐오 표현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는 단어, 자연스러운 단어였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게다가 혐오표현으로 분류하지 않은 옹호댓글들이 있는데 해당 사건, 범죄를 옹호하는 댓글인 거죠. 그 댓글은 사실 윤리적으로 맞지 않은 건데 어떻게 그런 사건을 옹호할 수 있을까, 모두가 같은 윤리관을 가지고 세상을 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예린 : 댓글의 혐오대상이 특정 성별만을 향해 있지 않았어요. 남성 비하, 여성 비하 등 남혐, 여혐으로 엄청 나뉘어져 있었어요. 특정 사람의 문제로 인해 그 사람이 포함된 성별 전체를 통틀어 비하하는 것이 저는 잘 이해가 안되었던 것 같아요.

돌아보니 참 중요했던 이 순간

예준 : 마감을 2주 앞두고 저희의 모든 댓글 분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던 순간이 있었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아니면 잘못된대로 그냥 하자고 결정해야 했는데 그때가 정말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댓글 3천여 개의 분석을 거의 끝냈을 때였는데 혐오표현에 대한 우리의 분류 기준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분류 기준이 없거나 명확하지 않아 셋이 다 다르게 분류를 한 거죠. 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어요. 포기했다면 상을 떠나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요. 그때 결국 다시 해 보자고 했고 그때부터 2주 동안 거의 엄청 시간을 쏟았던 것 같아요. 그 댓글을 모두 다 다시 봤어요. 아찔했어요.

한 장면, 그리고 한 마디

예린 : 저희가 다 같이 모일 시간이 없어 줌을 켜 놓고 했거든요. 집에서 밥을 먹다가도 전화 와서 줌에 들어오라고 하면 컴퓨터 키고 또 하고… 소논문 쓰면서 가장 떠오르는 장면은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장면이 가장 많이 떠올라요.

예준 : 팀플레이가 어떤 것인지 많이 배우고 깨달았어요. 저는 제가 칼자루를 쥐고 싶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을 신뢰하지 못했던 거죠. 그래서 이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어요. 끝까지 못했던 말인데… 많이 지적했고 굉장히 많이 따지듯이 물었고 그런게 있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아슬아슬 예선 통과해 본선 1등한 반전의 10학년(현재 11학년) 최지수, 김시온, 함서인, 윤가원

최지수, 김시온, 함서인, 윤가원(10학년) /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저하되는 의사소통요소 탐구: 주세진 선생님 / 한동대 총장상 (논문 보러가기)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심사위원 교수님이 그걸 오히려 칭찬해주셨어요. 처음부터 결과를 정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정말 저희가 결과가 궁금해서 실험을 하나하나 만들어갔던 건데 그 과정들이 보였던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칭찬받아 기분이 좋았다는 시온이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주제도 흥미로워요.

지수 : 10학년에 과학탐구실험수업 과목이 있어요. 실험설계도 하고 실험도 하고 작은 논문을 작성하는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소논문대회 공지를 보고 이 대회도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서인 : 선생님들이 주신 수업의 큰 주제가 코로나였어요. 코로나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 이야기 나누다가 마스크 때문에 서로 말소리가 잘 안들리는 거에요. 그래서 마스크로 인해 우리의 의사소통에 영향이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를 탐구하게 되었어요.

실험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지수 : 마스크가 우리의 의사소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1) 비언어적(표정), 2) 반半언어적(발음), 3) 언어적(음성강도) 세 가지로 나누어 실험을 했어요. 표정 실험은 기쁨, 슬픔 등의 표정을 담고 있는 사진을 골라 하나는 마스크를 씌운 사진, 다른 하나는 씌우지 않은 사진으로 만들어 피실험자들에게 표정을 묻는 실험을 했고요. 발음 실험은 뜻이 없는 단어를 만들어서 받아쓰기 실험을 했어요.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한 후 받아쓰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야기한 후 받아쓰기 결과를 살펴봤어요. 마지막으로 음성강도 실험은 마스크를 썼을 때와 쓰지 않았을 때의 데시벨의 차이를 측정했어요.

시온: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받아쓰기를 하는 발음실험에서 처음에는 받아쓰기할 내용을 비문학 지문에서 찾아서 쓰게 했는데 그게 결국은 지문을 잘 기억하는가와 연관이 되면서 기억력 테스트가 되어 버리는 거에요. 기억력과 관련되면 안되겠다 싶어서 파찰음, 의미 없는 단어, 모음에 집중한 단어를 10개 만들었어요. 브, 베, 이런 단어들이었어요.

가원: 저희가 얻은 실험 결과는 표정 실험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가 결과에 차이를 주었어요. 마스크를 쓰고 안 쓰고가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발음과 음성 강도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서인: 실험에는 10학년 친구들이 참여해 주었어요. 10명 밖에 섭외를 못 해 아쉬웠어요. 연구의 아쉬운 점으로 저희가 발표할 때도 이 부분을 언급했었는데 그 부분을 그래도 심사위원들께서 높이 사셨던 것 같아요.

예선에서 본선까지, 반전의 드라마

가원 : 예선에서 줌으로 논문 발표를 했는데 저희가 사실 겨우겨우 본선에 올랐다고 들었어요^^. 발표준비가 부족해 사실 횡설수설했던 것 같고, 객관적인 수치가 명확한 다른 참가팀들에 비해 약간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주제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준비를 철저히 했어야 했는데 저희가 전달을 잘 못 드렸어요.

지수 : 그래서 본선 때는 발표 구성을 보다 더 촘촘하게 했어요.

서인 : 어디를 강조해야 우리 논문이 조금 더 돋보일까 생각했어요. 이건 강조하자, 이건 보완해야 할 점으로 돌리자.. 선생님이 큰 도움을 주셨어요. 거기에 맞춰서 발표 대본을 다시 썼어요.

가원 : 본선에 나가기 전에 다 같이 줌으로 모여 발표를 영상으로 녹화하고 그것을 선생님께 보내 선생님의 코멘트를 받아 다시 수정했어요. 선생님이 정말 많이 봐주셨어요.

시온 : 저희 팀의 주제가 다른 팀과 차별성이 있었을 것 같아요. 다른 논문들이 객관적인 수치에 기반해 ‘실험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를 보여주었다면 저희는 거기서 더 나아가 우리 실험의 사회적 의미를 조금 더 담아 보여드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실험을 하고 나니 마스크로 입모양과 표정을 볼 수 없게 된 청각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더 공감하게 되었고 이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하는 고민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봐 주셨던 것 같아요.

지수 : 다른 팀들의 탐구가 모두 훌륭했지만 저희 주제가 실생활에 맞닿은 부분이고 우리가 직접 문제를 체감해서 주제를 잡은 것이기에 진정성이 더 느껴지지 않았을까 해요.

시온 :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심사위원 교수님이 그걸 오히려 칭찬해주셨어요. 처음부터 결과를 정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정말 저희가 결과가 궁금해서 실험을 하나하나 만들어갔던 건데 그 과정들이 보였던 것 같아요.

함께 소논문대회에 참여했던 다른 팀 논문 중 기억에 남는 팀이 있다면요?

시온 : 꼭 우리 학교라서가 아니라 저는 9학년 친구들의 논문이 인상적이었어요. 저희는 수업 시간에 진행했던 논문을 가지고 했던 건데, 9학년 후배들은 그런 것도 없이 정말 본인들이 하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해서 대회에 참여했더라구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지수 : 저도 다 인상적이었지만 9학년 후배들 논문이랑, 또 하나는 물리와 수학의 연계성을 탐구한 다른 학교 참가자 있었는데 본인이 평소 궁금했던 일상 속 주제를 가지고 탐구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상금이 궁금해요. ㅎㅎㅎ

우선 회식을 한번 하고요^^. 저희가 마지막에 논문의 결론 제의 부분에서 마스크 착용이 얼굴 표정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이나 의료기관에서 투명 마스크 활용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제의를 했었어요. 그래서 상금 액수 중에 일부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곳에 기부를 하려고 기부처를 알아보고 있어요.

*편집자주: 그 후 학생들의 상금 일부를 청각장애인 지원단체인 사랑의달팽이(https://www.soree119.com/)에 기부했다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는 모두 서로에 대한 고마움

지수 : 이 친구들과 해서 너무 좋았어요. 사랑샘도요.

서인: 동생들도 꼭 이런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많이 성장한 거 같아요.

시온 : 논문 쓰는거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문제를 저희가 해결하고 완성했다는 것이 뿌듯했어요. 완성을 한 것으로 이미 이긴 거였어요. 친구들에게 고마워요.

가원 : 저는 예체능 전공이라 사회도 과학도 어려운데 이 친구들 아니었으면 수업 시간의 논문도 열심히 못했을 것 같아요. 친구들 덕분에 열정적으로 할 수 있어서 친구들에게 고마워요.

샘물중고등학교 소논문 발표회 참가팀

<한동대 총장상>
*최지수, 김시온, 함서인, 윤가원(10학년) /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저하되는 의사소통요소 탐구: 주세진 선생님

<CTS기독교TV 회장상>
*김예준,고윤우,이예린(9학년) / 뉴스댓글 분석을 통한 혐오표현 변화의 실증적 연구 : 정영범 선생님

<장려상>
*권설아, 하유민(7학년) / 기독대안학교와 일반학교의 진로교육비교연구 : 박은진 선생님
*이예론, 황지우, 이하음(7학년) / 일반학교와 기독교대안학교의 차이점 : 권예은 선생님
*김채원(8학년) /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문제와 해결방안 : 최아름 선생님
*김고은, 박진우, 김선현, 유지산(9학년) / 미래경제활동과 메타버스의 발전 방향 및 가능성 : 한승대 선생님
*신현빈,정지훈,조예린,이태림(9학년) / 청소년의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과 대처 방안에 관한 연구 : 한승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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